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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유물

글·그림. 일러스트레이터 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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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호도 작업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옛 작품을 보면 놀라울 만큼 시대를 관통하는 이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하거든요.
초충도는 단순히 작물과 곤충을 그리는 것이 아닌, 그 시대 조선인들이 추수를 앞둔 설렘, 풍요로움, 천자만물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던 조선의 사상을 엿보여준 것이기도 해요.

이번 작업에서 제가 배추 부분에 큰 애정을 넣었습니다. 저는 김치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이번 초충도의 메인 작물이 배추였거든요. 그래서 배추를 아주 크게 넣었어요. 배추를 또 찢어먹어야 제맛이기 때문에 종이를 손으로 찢어서 배추결을 만든 콜라주 작업을 해봤어요. 자유롭고, 즉흥적인 형태를 만든다는 것은 저에게 너무나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배추잎의 모든 부분에 다 다르듯이요!

그 위에 곤충을 형상을 띈 모양을 넣고 재밌는 미니심벌을 함께 배치했어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요. 저는 심벌을 그릴 때 ‘하루’를 생각하면서 넣었어요. 아침과 밤, 사람, 물 등….
모두 작물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