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만나는 새로운 세상
수원시 곡반정동에 위치한 수원시홍재장애인주간 이용시설은 성인
발달장애인이 낮 동안 다양한 교육과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특히 ‘지역사회체험학습’을 통해 지역 곳곳의
문화·여가시설을 직접 찾아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비가 촉촉이 내리던 9월의 첫째 날,
이날의 지역사회체험학습장은 국립농업박물관이었다. 이용인들이
관심을 보인 ‘꽃’을 주제로 한 전시도 만나고, 익숙한 농업을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해 보기 위해서다.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았다는 조유주 사회복지사에게 국립농업박물관은 이용인들과
함께하기에 반가운 나들이 장소이기도 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이동하기 편하고 쾌적해서 저희처럼 단체로
관람할 때 부담이 적은 곳이에요. 그래서 종종 찾고 있습니다.”
<손끝에서 핀 나날의 꽃>을 시작으로 <소, 우리 안에>
테마전 등 박물관 곳곳을 둘러보는 동안 이용인들의 시선도 바쁘게
움직였다. 생생하게 움직이는 미디어아트 앞에서는 한참 발길이
멈췄고, 실제 농기구와 모형을 가까이에서 천천히 살펴보기도
했다.
“내가 먹는 쌀과 채소, 과일이 이렇게 재배되고 수확되는구나
하고 이해하면서 주의 깊게 바라보더라고요. 특히 눈앞에서
움직이는 미디어아트나 실제 농기구를 볼 때 반응이 좋았어요.
저마다 재미있게 관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즐거웠습니다.”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는 문화공간
즐거운 관람을 위해서는 볼거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누구나 불편함 없이 공간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다.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보행 지원이 필요한 이용인과 함께할 때는 작은 경사
하나, 이동 통로의 폭 하나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장애인 단체를 인솔할 때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봐요. 그런 면에서 국립농업박물관은 휠체어나 보행
지원이 필요한 분들도 이동하기 편하고, 층간 이동이나 휴게
공간으로 이어지는 동선도 자연스러운 편이에요. 인솔하는
입장에서도 한결 마음이 놓이죠.”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태도 역시 편안한 관람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도움이 필요할 때 따뜻하게 응대해 주는 안내 인력이 있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할 때 낯선 장소에서 느끼는 긴장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이처럼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만,
조유주 사회복지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나 전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시를
만나는 방법이 다양해질수록 박물관을 즐길 수 있는 사람과 방식도
더욱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정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관람객을 위한 ‘쉬운 말 안내판’이나 손으로 만지고 소리로 들으며
경험할 수 있는 촉각·청각형 체험 콘텐츠가 조금 더 늘어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날의 박물관 나들이는 그렇게 저마다의 새로운 경험으로
채워졌다. 특별한 무언가를 배우는 것만이 배움은 아닐 것이다. 낯선
공간을 편안하게 경험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발견하는 것
역시 소중한 배움이다. 모두에게 열린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이용인들의 일상도 그렇게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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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주 사회복지사
국립농업박물관은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는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용인분들과 꾸준히 방문할 생각입니다. 아직 국립농업박물관에 방문하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