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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박물관에서는
‘지금 박물관에서는’은 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운영 프로그램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며, 여러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복도에서 열린 특별한 전시,
<사계절의 기록: 경직도>
글. 김혜정(국립농업박물관 전시기획팀) 사진. 봉재석
기간: 2023. 8. 15. - 11. 5
장소: 농업관2 입구쪽 복도
단순 복도의 기능을 넘어, 전시 장소로
지난 8월 15일 농업관2로 들어가는 복도에서 <사계절의 기록: 경직도>전을 개최했다. 박물관 복도라는 기능적 성격을 넘어 일상의 공간에서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복도에 회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회랑의 한쪽 면에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반대쪽 면에 그 유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 공간’을 조성하여 과거와 현대가 마주 보는 전시를 기획했다. 과거와 현대의 사이에 있는, 우리들이 걷는 통행로가 바로 ‘시간의 사이’다.
* 회랑回廊 주요 부분을 둘러싼 지붕이 있는 긴 복도
유물을 좀 더 가까이, 리프린팅하다
일반적으로 유물은 온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방이 막힌 진열장에 전시한다. 그러면 유물을 오래 보존하는 장점도 있지만 관람할 때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점도 있다. 이번 전시는 유물 경직도를 실제와 유사하게 리프린팅**했다. 장인을 섭외해 무려 45일 동안 제작한 리프린팅 경직도는 인제책이나 유리막이 없어 보다 가까이서 유물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먼발치에서는 보지 못했던 인물들의 자세와 표정, 그 생동감이 상당해 코앞에서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 리프린팅reprinting 본디의 것과 똑같은 것을 만듦
알록달록, 자연의 색감으로 다시 태어나다
연출 공간에는 경직도에서 농사짓는 인물들을 뽑아 재해석하기로 했다. 과거의 유물을 현대적인 정서로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를 현시점의 트렌드에 맞추어 해석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연 소재 중 땅, 햇빛, 물, 식물의 색을 모티프로 하여 반투명한 선과 면으로 유리면에 다시 그렸다. 빛이 비치면 알록달록한 그림자가 회랑 공간을 물들이며 시간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관람 Tip. 경직도 속 인물들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유리면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전시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