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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증이 농업의 역사가 됩니다
글. 최범석
(국립농업박물관 유물팀)
국립농업박물관은 농업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고 박물관의 다양한 활동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목표로 기증 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의 여러 뜻있는 개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2023년 한 해에 농기구, 서적, 사진, 그림, 의복 등 1,000여 점을 수집했다.
흔히들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하는 사람들은 돈 많은 재력가나 역사적인 인물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실제 기증자 중 일부에 불과하다. 국립농업박물관에 서는 기증받는 유물의 가치를 가격과 희소성보다는 농업의 역사와 농촌 공동체의 문화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북
평생을 간직해 온 소중한 자료를 아무런 대가 없이 박물관에 기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여러 개인과 기관에서 ‘농업·농촌의 역사와 문화를 미래 세대로 전승한다’는 큰 뜻을 국립농업박물관이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자료를 기증해 주셨다.
여든의 원로 학자는 기관과 대학에서 평생을 연구하며 모아온 수백 점의 서적과 연구 자료를 선뜻 내어주었다. 시골의 어느 농부는 1970년대 통일벼를 재배하며 기록한 농사 일지와 일주일 간격으로 채집한 통일벼 견본, 관련 상장과 수료증을 기증하였다. 이 밖에도 댐 건설로 사라진 고향 땅에서 썼던 농기구, 돌아가신 아버지의 작물 분야 기술사 자격증, 친정어머니가 옷감을 짤 때 사용한 베틀 북 등의 다양한 자료를 기증으로 확보하였다.
농식품부 소속·유관 기관에서는 각종 연구·검사 장비와 견본품, 기관 발행 연구 보고서와 서적, 직원이 사용한 업무 수첩과 편람 등 우리 농업의 발전을 위한 기관의 노력이 담긴 자료를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삼강행실도언해
통일벼 스크랩북
수매검사 장비
기증을 통해서 수집한 자료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지금 우리의 이야기와 세월이 깃든 물건 모두는 우리 농업사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었던 것들이 지금은 찾으려야 찾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자료가 사라지고 단절되기 전에 기증을 통해서 보전하고 전승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소장자마다의 이야기와 삶이 담긴 귀중한 유물은 재질과 성격에 따라 각각의 수장고에 보관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박물관 내 다양한 전시·교육·체험·연구에 활용해 유물의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다. 또한 기증자를 예우하고 기증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2023년 12월에 ‘기증자의 벽’을 조성했다. 기증자와 기증기관의 이름을 새긴 명패는 농업관2 출구에서 기증자 인터뷰 영상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우등급비교카드
기증 의사 유물 기초조사
기증 신청서·유물 실물 전달
수증 적합 여부 평가
진위·가치 평가, 유물 보험용 평가 금액 산정
기증증서 발급, 기증자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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