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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지은(국립농업박물관 전시팀)
  사진. 김세리

새롭게 바뀐 상설전시관 코너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농업의 ‘내일’

국립농업박물관에는 세 개의 상설전시관이 있다. 농업관 1은 땅과 물부터 종자, 재배와 수확까지 농사의 과정 전반을 따라가며 ‘농’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농업관 2에서는 농산물의 활용법이나 축산 등 우리 농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식문화관에서는 전통 식문화의 역사를 체험을 통해 이해해 볼 수 있다. 이 중 농업관 2의 마지막 코너인 〈내일의 농업〉이 2024년 말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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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농업의 내일

새롭게 만나는 우리 농업의 ‘내일’

〈내일의 농업〉은 금속 재질이 주가 되는 공간으로, 목재 중심의 앞선 전시 코너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조성했다. 입구에서는 〈내일의 농업〉을 표현한 무빙 포스터를 만날 수 있는데, 자잘한 입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글씨가 되거나 추상적인 형태를 만들어 내며 새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이곳을 지나고 나면 내일의 농업과 관련한 키워드들이 펼쳐진다.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를 선택하면, 전시의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결과를 볼 수 있다. ‘스마트팜’부터 ‘수확로봇’, ‘그린·화이트바이오’ 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내일’의 농업에 대한 생각을 틔울 수 있다.

기후 위기와 농업의 내일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복도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거나 모래바람이 날리기도 하고 빙하가 녹아내리기도 한다. 오늘날 위기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다. 기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농업은 급격한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농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찾는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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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박물관 농업관 2
〈내일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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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튼튼하고 특별하게

더 튼튼하고 특별하게

먼저 첨단 유전정보DNA 분석 장비와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품종 개발 기술을 소개한다. 직접 신품종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통해 관람객은 성체까지 작물을 키우지 않아도 새싹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내가 원하는 특징과 장점을 가진 신품종을 만들어 내는 첨단 기술을 경험하게 된다. 외부 환경 자극에 강하거나 단맛을 조절할 수도 있고 특정 영양분을 강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새로운 품종에 직접 이름을 지어주고 다른 사람이 만든 품종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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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쉽고 편안하게

더 쉽고 편안하게

일각에서는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또 투입되는 노동력을 줄여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안도 연구 중에 있다. 그중 하나가 수확 로봇이다. AI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수확 로봇은 작물의 크기, 색깔 등을 인식해 적절한 수확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로봇팔과 손은 크기와 형태에 관계없이 다양한 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의 분석 능력과 수확 기술의 발전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내일’의 농업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더 폭넓고 무한하게

앞으로의 스마트팜은 다양한 기후에서 제한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물이 부족한 사막이나 추운 극지방, 더 나아가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의 농사도 시도되고 있다. 해당 코너에서는 관람객이 사막이나 극지방 또는 지구 밖 화성에 있는 스마트팜을 제어해 봄으로써 첨단 농업 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공기 중의 수분을 모아 보기도 하고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농업용수로 쓰거나 스마트팜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작물을 재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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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하고 지속 가능하게

더 다양하고 지속 가능하게

더 친환경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여러 노력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가공식품을 만들고 남은 배 과육에서 석세포를 추출해 비누나 치약 속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하기도 하고, 과일 껍질로 실제와 거의 유사한 질감과 내구성을 가진 인조가죽을 만들기도 한다. 버섯 균사체에 볏짚을 섞어 키운 플라스틱 대체제와 옥수수 전분과 버섯을 활용해 독특한 무늬를 가진 가죽도 만들 수 있다.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영상도 준비되어 있어 더 깊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농업의 ‘내일’

전시 마지막에는 앞서 선택했던 내일의 농업과 관련한 키워드들이 모여 한 벽면을 채우고 있다. 관람객들이 많이 선택한 키워드일수록 크기가 더 크게 표현되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어떤 ‘내일’을 선택했는지를 한눈에 보며 전시를 마무리할 수 있다.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연구들은 우리 농업을 위한 그리고 ‘내일’을 위한 노력의 결과다. ‘미래농업’ 대신 ‘내일의 농업’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단순히 미래의 농업을 상상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실제 우리가 노력한 결과물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 국립농업박물관의 〈내일의 농업〉 코너 관람으로 우리 농업의 ‘내일’을 경험하고 상상할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