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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진서(국립농업박물관 유물팀)
  사진. 오진서, 김세리

우리나라의 보물을
점검하다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유산은 5년마다 정기조사를 시행해 유물의 상태, 보존 환경을 점검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관리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국가 지정 문화유산인 보물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에 대해 2020년에 실시한 조사 이후 5년이 지나 정기조사를 진행했다. 2025년 정기조사 과정과 함께 우리 박물관 소장 유물의 조사, 보존, 관리 과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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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정 문화유산 정기조사란?

‘문화유산文化遺産, cultural heritage’이란 우리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서 문화의 고유성, 겨레의 정체성, 그리고 국민 생활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형의 문화적 유산이다. 문화유산 중에서도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큰 것들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정기조사’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하는데, 우리 박물관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의 정기조사를 위탁받았다.
이번 조사 대상인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은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의 시첩이다.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되었을 당시 귤림처사 윤단이 강진 도암면에 세운 산간 정자를 정약용에게 내주었다. 정약용은 1809년에 정자를 다산초당으로 고쳐 공부와 저술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었다. 초당을 새로이 고친 정약용은 이를 기념해 초당을 대표하는 절경을 꼽고 이를 각각 한 편의 시로 노래했는데, 이 친필 시첩이 바로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이다. 유물이 지닌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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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조사 과정

정기조사는 ① 사진 촬영, ② 수량 확인 및 실측, ③ 유물 상태 확인, ④ 보존 환경 확인의 순서로 진행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는 바로 사진 촬영이다. 유물의 상면과 하면, 내지를 우선 촬영하고 손상 부위가 있는 부분은 세밀하게 검토하기 위해 추가로 촬영했다. 사진으로 유물의 상태와 손상 부위의 색상을 가늠할 수 있도록 촬영할 때 색상 차트와 유물을 함께 놓았다. 이어서 등록된 수량 및 규격과 현재 상태가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유물의 수량을 확인하고 크기를 측정해보니 수량이 1첩, 규격이 가로 14.1cm, 세로 23.2cm로 기존에 등록된 내용과 일치했다. 다음으로 직전에 했었던 정기조사 결과와 비교하면서 유물 상태를 확인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관리를 잘한 덕분에 추가적인 손상이나 손상이 진행 중인 부분은 없었다.
유물 보존 환경은 관리 상태에 따라 유물의 손상을 지연시킬 수도 있고 가속시킬 수도 있다. 온습도, 광선과 조도는 유물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서 적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보존 환경과 소방 및 안전 관리 사항은 2020년 당시 임시 수장고에 보관했을 때보다 더욱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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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박물관은 법령으로 정해진 문화유산의 관리 기준에 따라 소장 유물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유산은 각각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우리 박물관을 빛나게 하는 보물이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든 유물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꼼꼼히 관리 중이다. 박물관을 빛내기 위해 문화유산 기증을 희망할 경우, 국립농업박물관 유물팀(031-324-0782)으로 연락하면 절차에 대해 안내받을 수 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