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사람이 이어온 시간
울진의 금강송 숲은 삶의 터전이다. 일반적인 농사가 어려운 경사진 산지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며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전승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7호로 지정되었으며, 2025년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금강송 곁에>는 숲과 농업, 그리고 사람이 함께 이어온 시간을 담고,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삶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 많은 곳으로, 더 쉽게
이번 전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장소에 전시될 수 있는 ‘이동식’으로 제작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전시대의 구조였다. 같은 전시라도 놓이는 공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공간이 바뀌어도 전시의 흐름이 무너지지 않도록, 전시대를 하나의 ‘이야기 단위’로 나누고 다시 조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동의 용이성과 재설치를 고려해 전시대가 유연해야 했고, 어디에서든 전시의 흐름과 메시지를 유지할 수 있어야 했다.
농업–공생–순환이라는 흐름의 이해
전시를 준비하며 금강송의 이야기를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었다. 그 과정에서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을 ‘농업–공생–순환’이라는 세 가지 단어로 정리했고, 이 단어들은 전시를 이야기하는 중심축이 되었다. 산지 환경 속에서 형성된 농업의 모습, 소나무 숲과 함께 이어져 온 송이의 이야기,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순환하며 이어지는 구조까지, 각각의 요소를 하나의 흐름 안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 중간중간의 체험 요소도 전시 속 흐름에 관람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한 결과물이다.
다시, 금강송 곁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일은 선택을 반복하는 과정에 가깝다. 어느 날은 쉽게 결정을 내렸다가도, 어느 날은 그 선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수없이 고쳐가며 전시는 조금씩 형태를 갖춰간다. 전시는 이제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며 또 다른 관람객을 만난다. 공간이 달라져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이어진다. 금강송 숲 곁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이어질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