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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

오! 놀랍고, 가까우며, 이로운 곡, 오곡五穀

국립농업박물관 온라인 전시 <오! 곡, 오>

글·사진. 성주현·변상은(국립농업박물관 전시소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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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五穀은 하늘이 사람을 기르기 위해 낳은 양식이라 불린다. 인류 문명과 농업은 떼려야 뗄 수 없고, 농업의 중심에는 종자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귀한 다섯 개의 씨앗을 꼽아 ‘오곡’이라고 이름 붙이니, 알곡은 뿌리내려 문화로 움텄고 마침내 삶으로 영글었다.

‘제28회 농업인의 날’을 맞이하여 국립농업박물관은 오곡을 주제로 우리 농업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나누고 기억하는 온라인 전시를 마련했다. 작고 가벼운 다섯 씨앗이 지닌 넓고 풍성한 가치를 알리는 <오! 곡, 오>이 지난 11월 10일 관람객 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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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더욱 ‘놀라운’ 오곡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을 의식주衣食住라고 일컫는다. 예로부터 농사는 먹이고 입히며 살아가는 일의 근간을 지지해 왔고, 먹거리이자 재화인 곡식은 농사의 밑천이 되는 귀한 자원이라 여겨졌다. 그리고 이 중 다섯을 가려 오곡五穀이라 칭했다. 세 갈래로 구성된 <오! 곡, 오> 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며 쌀·보리·콩·조·기장을 중심으로 오곡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곡은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이자 융성한 농경과 부국의 조건, 풍요로운 곡물의 총칭으로 통용되었다. 또한 고구려나 탐라국의 건국 신화, 사직에 올린 제, 불교의 불복장작법佛腹藏作法, 민간신앙에서도 중요하고 영험하게 등장한다. 사람이 삶의 마디마다 겪게 되는 의식과 예절인 평생의례平生儀禮에서도 오곡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먹거리로써 구휼하고 질병 치료에 공헌하며, 과학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를 찾기도 했다.

오! 보다 ‘이로운’ 농업

특히 3부 <오! 놀라운 곡>에서는 오곡을 중심으로 우리 농업이 이룬 성장과 가능성을 살펴본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이나 『본초강목本草綱目』 등 자료에서 확인이 가능하듯이, 오곡은 구휼과 의료의 수단이자 자원으로 널리 사람을 이롭게 했다. 19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추진하면서, 주 식량 자원인 쌀과 보리는 생산량이 증가해 중요 동력원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농업의 부산물은 새롭게 가공해 사료로 재탄생하거나 농가 소득을 돕는 공예품으로 거듭났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생각하는 지금, 조와 기장은 대가뭄 시대의 맞춤형 곡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식품 원료의 기능에서 나아가, 부가가치가 높은 식의약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에너지 자원으로 활약하는 콩 또한 인상적이다.

오! 한결 ‘가까운’ 전시

이번 전시는 온라인을 창구로 감상자와 만남으로써 공간적 제약을 넘어 상호 소통한다. 교육 현장에서 농업과 익숙해질 수 있는 자료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전시의 무대를 가상 공간으로 옮겨 관람객의 문화 향유 문턱을 낮춘 셈이다. 시대에 따라 오곡의 종류와 정의는 달라지지만, 우리 삶 속에 보탬과 이로움이 되어 온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세대를 거쳐 방식과 장소가 바뀌더라도 역사와 문화를 잇고 나누려는 노력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와 오곡은 궤를 같이한다. 새로운 환경에 심어낸 <오! 곡, 오>과 교감하며, 농업에 관한 추억을 싹틔우고 거둘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학예사의 목소리

전시의 키 비주얼은 관람객에게 ‘낯설게 보기’를 권한다. 매크로 사진을 통해 평소에는 눈치채기 어려웠던 작은 곡식의 면면을 새로이 살핀다. 작물을 기르기에 필요한 하늘기상과 터땅과 물 사이 접사 촬영한 오곡의 모습이 초현실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그래픽 연출로 감상자는 ‘농사를 짓는 사람의 동반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오곡’을 마침내 낯설게 볼 수 있다. 키 비주얼은 포스터, 책갈피, 엽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오곡을 환기할 수 있는 월페이퍼로 활용되어 관람객과 함께한다. 월페이퍼는 온라인 전시 에필로그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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